한때 한인 상권의 상징이었던 의류업계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잘나갔던 시절에 비해 순익이 줄은것같고 죽는소리한다고 빈정대는 소리도 있고 일부 의류업체들은 그대로 여전히 잘 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한인의류업계가 어려운것은 사실이다. 특히 그들을 어렵게 만드는것중의 하나가 노동법문제다. 원청업체 또는 매뉴팩처러라고 불리는 의류업체가 세일즈를 통해 소매업체의 주문을 받아서 원단을 사서 하청업체인 봉제공장에 제공해주면 봉제공장에서 완제품을 만들고 매뉴팩처는 그걸 소매업체로 넘긴다. 잘 알다시피 한인사업주중에 매뉴팩처로 금전적인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꽤있다. 이십년전까지만해도 하청업체인 봉제공장 사업주들도 많은 돈을 벌었다. 의류업계가 돈을 많이 벌수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는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할수 있었기때문이다. 저임금 노동력은 최종품목의 마진을 많이 남길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이유가된다. 그래서 가난한 시절 한국도 이런 봉제업이 한때 잘나갔었던거다. 많은 의류업체들이 중국, 베트남, 멕시코, 과테말라등 해외의 싼 노동력을 찾아 나가려는 시도가 계속돼오는것도 다 이런 맥락이다. 예전 한때 붐이었던 중국역시 가난에서 벗어나고 정부에 시스팀이 갖춰지고 임금도 인상되면서 예전의 매력을 잃은지 오래다. 이십년사이 캘리포니아의 노동법은 강화됐고 특히 노동자들이 자기들의 권리를 찾는데 주저하지 않게됐다. 구조상 봉제업체는 노동법위반에 노출돼있다. 법은 이런 봉제업체의 노동법위반을 매뉴팩처러에게 떠넘긴다. 캘리포니아주뿐만 아니라 연방까지 봉제업체의 체불임금을 원청업체인 매뉴팩처러에게서 받아간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라스베가스, 텍사스등 타주에 봉제공장을 차리거나 그쪽의 봉제공장들과 거래를 하는 의류업체들도 늘어났다. 문제는 라스베가스나 텍사스도 국내, 즉 연방노동부의 관할권이 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주 노동법에서 벗어나도 연방노동법에선 벗어나지 못한다. 연방노동부의 감사에 걸려들어간 의류업체들은 경험해봤겠지만 자기들이 거래하는 봉제공장들의 명단을 제출해야한다. 그 공장들중 타주에 있는 경우 운이 안좋으면 연방노동부가 거기까지 나가 조사를 벌인다. 타주의 봉제공장을 조사하다 또 다른 의류업체들이 걸려들어간다. 계속해 수많은 봉제공장과 매뉴팩처러들이 얽혀들어간다. 연방노동부의 감사에 걸리면 대형 소매 업체들을 거래처로 둔 의류업체들은 백기를 들게된다. 잘잘못을 떠나 봉제공장은 묻닫아버리고 거래처는 이미지관리때문에 조속한 결말을 질것을 압박한다. 울며겨자먹기로 몇만달러씩의 체불임금을 낼수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때문에 아예 국내생산을 접기로 결정했다는 한 의류업체 사장님. 모니터링이라고해서 봉제공장들의 노동법준수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도하면서 거기에 매년 수만달러씩 돈을 쏟아부어도 결과는 마찬가지라며 울분을 토한다. 이렇게해서 국내시장에서 떠나면 일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봉제공장에 고용된 수많은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게되고 의류업체역시 국내파트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된다. 제조업을 살리겠다는 트럼프가 한인의류업계의 이런 고민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니면 봉제업의 직원들은 대부분 히스패닉이기때문에 그의 제조업살라기에선 빠져있는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