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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차량국(DMV)의 ‘한국어 운전면허 필기시험 중단’ 계획이 한인사회에 알려진 지 하루 만에 전격 철회된 것은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를 중심으로 한인사회의 신속한 대응이 만들어 낸 성과다.

특히 주요 정치인, 한인 비영리 단체 및 타 커뮤니티 권익 옹호 단체들과의 협력이 개빈 뉴섬 주지사의 신속한 중단 명령을 이끌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주지사의 중단 명령으로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여전히 DMV가 행정권을 사용해 재추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어떻게 진행했나

LA한인회가 DMV의 한국어 시험 중단 조치를 안 것은 지난 6일 오후. 북가주에서 발행되는 새크라멘토 비가 DMV 내부 문건을 입수, 현재 32개 언어로 제공되는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7개 언어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기사를 접하면서다. 폐지가 추진되는 25개 언어 가운데 한국어도 포함이 됐다.
 

LA한인회는 곧장 이 내용을 한인 비영리 단체들에게 알리는 한편, 한인타운을 지역구로 하는 주의회 의원 등 주요 정치인들에게도 연락을 취했다. 가장 먼저 연락이 닿은 정치인은 LA한인타운을 지역구로 하는 미겔 산티아고 주 하원의원과 지난해 당선된 데이브 민 주 상원의원이다. 한인회는 이들에게 DMV가 진행하고 있는 내용을 알리고 지원을 요청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한 민 주 상원의원은 지체없이 6일 저녁 주상원 지도부인 토니 앳킨스(민주·샌디에이고) 주상원 의장에게 연락해 관련 문제를 알리는 한편, 다음 주 DMV 예산을 심의하기로 예정된 예산소위원회 소속의 마리아 엘레나 두라조 주상원의원에게도 연락해 DMV 국장을 공청회에 불러 이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산티아고 주하원의원도 다른 하원의원들과 연대해 관련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로 한인회에 약속하는 등 빠른 답변을 보냈다.

한인회는 이번 DMV의 조치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한인사회에 알리기 위해 지난 7일 오전 긴급 화상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민 의원과 산티아고 의원을 초대했다.

한인 단체들도 속속 공동 대응에 참여했다. 민족학교, 한인타운노동연대(KIWA), 한인가정상담소,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아태정의진흥협회(AAAJ), YMCA, 한미연합회, 민주평통 LA, 상사지사협의회, 파바월드,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 등 50여 단체가 동참 의사를 밝혔다.

▶어떻게 해결됐나

개빈 뉴섬 주지사가 개입할 수 있던 것은 주상원 지도부의 연락을 받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은 7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지사에게 직접 연락한 건 주상원 지도부다. 이번 DMV의 조치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주지사에게 시정을 건의했다고 들었다”며 “주지사도 이를 받아들여 신속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누가 봐도 이번 문제는 잘못된 조치라는 걸 알 수 있다”며 “주상원 지도부의 빠른 판단과 한인회의 발 빠른 대응으로 하루 만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남은 과제

뉴섬 주지사의 개입으로 한국어를 포함한 25개 소수계 언어로 제공되던 운전면허 필기시험은 살아났지만, 또다시 이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연방 센서스국 통계에서도 가주에서 5번째로 사용자가 많은 언어로 확인된 한국어가 제외된 배경은 꼼꼼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7일 오전 한인회가 주최한 긴급 화상 기자회견에서 산티아고 의원은 “DMV는 자체 행정권을 사용해 언어 서비스 제공을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 상원의원도 “새크라멘토 비가 내부 메모를 공개하기 전까지 주의회 내부 누구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일단은 문제가 해결됐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DMV에 이번 조치의 배경과 이유를 알아보고 이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관련 법안을 상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민 의원은 이어 “이번에 신속하게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한인사회가 한목소리로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한인사회의 이런 대응이 필요하다. 지속해서 정계의 움직임을 모니터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임스 안 LA한인회장도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본다. 한국어 서비스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