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 스타벅스 매장 외부에 설치된 로고.
세계 최대 규모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인 ‘스타벅스’. 2023년 말 기준 무려 3만8587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접근성이 뛰어난 브랜드인 데다, 일정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해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카페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일반적인 점포와는 달리 아무나 이용할 수 없는 ‘비밀의 스타벅스’ 매장도 있다.
바로 미국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있는 미 중앙정보국(CIA) 본부 내부에 입점한 스타벅스 매장이다. 적군의 탐지수단에 들키지 않는 군사 기술인 ‘스텔스’를 따서 일명 ‘스텔스 스타벅스’(Stealth Starbucks)라고도 불리는데, 미국 연방정부의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CIA 요원을 대상으로만 음료를 판매하는 독특한 매장이다.
통상 스타벅스 매장에선 바리스타들이 고객의 대기 번호나 별명을 불러주는 ‘콜 마이 네임’(Call my name) 서비스를 고수하지만, 이 곳에선 예외다. 보안상 CIA 요원들의 신원을 노출하는 것이 금지돼있기 때문에, 컵에 주문자 이름이나 그가 시킨 메뉴를 적어주지 않는 것. 매장에는 창문이 없으며 매장명 역시 따로 기재돼있지 않고 영수증 등에 ‘1호점’이라고만 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땅집고] CIA 본부가 있는 미국 버지니아주 랭글리 지역 일대 모습.
바리스타 채용 과정도 비교적 까다롭다. 2~3중으로 신원 조회를 거치고 신용 정보도 공개해야 하며, 출퇴근할 때마다 밀착 감시를 당하는 등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 바리스타 A씨는 현지 언론을 통해 “랭글리 지역에 있는 한 식품 서비스 회사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제안받아 지원한 것인데, ‘스텔스 스타벅스’에 배치될지는 몰랐다”면서 “첫 출근 날 GPS에 위치를 입력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고, 고용주에게 전화로 주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비밀스럽게 운영하는 매장이긴 하지만 평균 직원 수가 9명이나 될 정도로 미국 전역을 통틀어 가장 바쁜 스타벅스 중 한 곳이라고 한다. CIA 요원 직업 특성상 근무 시간이 밤낮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커피를 찾는 수요가 매우 많아서다. 낮 시간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달콤한 바닐라라떼와 레몬 파운드 케이크, 저녁 시간대에는 잠을 깨우는 더블 에스프레소와 프라푸치노가 가장 잘 팔린다고 알려졌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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